유럽에서의 캠핑 No.2 "독일 레고랜드, 우리는 캠핑 하러 간다. "
"독일 귄츠부르크의 레고랜드"
아이들을 위한 신랑의 야심찬 캠핑장, 독일의 레고랜드 캠핑장이었다.
2017년 8월 2일 우리는 독일의 귄츠부르크에 위치한 레고랜드 캠핑장에 도착했다. 레고랜드의 캠핑장에는 텐트pitch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방갈로 스타일의 간편한 숙박시설들도 많았다. 하지만 성수기인 여름에는 굉장히 빨리 예약이 마감된다고 하였다.
저런 간편한 숙소들을 지나쳐서
텐트를 치는 수고를 해야한다 생각하니
시작 전부터 기운이 좀 빠졌다.
"모래바닥의 레고랜드 캠핑장"
우리 텐트 pitch로 가면서 캠핑장을 둘러보면서 이제까지 캠핑장에 들어서면서 느꼈던 와~ 하는 기분이 없었다. 뭐지? 뭐가 다른거지? 바로 잔디밭. 이었다. 영국에서 최고급 잔디밭 캠핑을 경험했었고 룩셈부르크 캠핑장에서도 푹신하기 그지없는 잔디밭에서 캠핑을 하였는데 독일 군즈버그 레고랜드 캠핑장은 황량하고 메마른 모래 바닥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데로 그 나라를 기억하게 된다. 무미건조하고 딱딱하고 실용적인 독일, 레고랜드 캠핑장에서의 느낌대로 독일이란 나라는 그렇게 내 기억에 박혀벼렸다.
"8월, 그 뜨거웠던 레고랜드"
8월 독일 여름의 햇볕은 뜨겁고 건조했다. 신랑은 텐트를 치는 동안 나는 땡볕에서 점심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보물 같은 압력솥으로 밥을 하고 카레를 만들었다. 이글거리는 햇볕 아래서 압력솥으로 요리를 하자니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캠핑장에서 어른들은 바쁘다. 텐트 치고 살림 정리하고 내리고 식사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집안에서 어른들이 무언가 할라치면 아이들은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캠핑장에서 어른들이 제 할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사라져버린다. 캠핑장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어느 텐트에 아이들이 있나 기웃거리다 결국 다시 제 텐트로 돌아온다. 예전에 어른들이 아이들을 풀어놓고 키웠던 방식을 캠핑장에서는 잠깐이라도 따라해 볼 수 있게 해준다.
"레고랜드 캠핑+입장권 패키지"
레고랜트 캠핑장을 예약하면 레고랜드 1일 이용권을 인원수와 숙박일정에 맞게 할인하여 구입할 수 있다. 첫째날은 오전에는 텐트를 치고 정리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레고랜드를 가보았다. 캠핑장에서 레고랜드를 가는 길이 따로 나있고 입구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주차하고 기다리는 수고없이 편하게 들어갔다.
레고랜드에 대해 자세히 쓰고 싶지만 그닥 기억에 남는게 없다. 아이들이야 신났었으나 쫒아 다니랴, 줄 서랴, 사달라 조르는거 달래랴, 그저 정신없었던 기억이다. 어렸을 적에 내 꿈 중 하나는 레고회사에 들어가 하루 종일 레고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남들은 시시해져서 안 가지고 논다는 중학생 때도 나는 엄마를 졸라 그 비싼레고 박스를 사곤 했었다.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감흥이 없어졌다니..
하지만 그 시절 레고 하나로 너무나 행복했었던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한 걸 보면 커가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열망하는 기분, 조그만거 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 그런 경험들은 참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름 필수 준비물 수.영.복"
여름이라 레고랜드 안에 바닥분수가 나오는 곳이 있었다. 더운 여름에 유럽의 곳곳에는 바닥분수들을 나오는 곳들이 꽤 있었다. 그 크기가 작던, 크던 분수가 나오는 곳에는 벗고 뛰어노는 아이들이 늘 있었다. 여름에 유럽여행을 아이들과 다닌다면 여벌의 옷, 수건, 수영복 정도 간편하게 챙겨서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레고랜드의 바닥분수를 보자마자 둘째아이가 뛰어들어갔다. 옷이 젖자 다 벗어던지고 팬티만 입고 자유의 몸을 그곳을 뛰어다녔다. 순수하다 못해 완전히 날 것 같은 느낌으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저게 뭐가 재미있다고 저러나 싶으면서도 저 작은거 하나에도 저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게 부럽고 좋아보였다. 다만 그 행복한 순간의 뒷처리는 모두 엄마의 몫이라는 슬픈 현실.
레고랜드 하면 레고로 만들어진 전 세계 유명 건축물, 도시 작품 들일 것이다. 그런 곳이 재미있었다. 구석구석 들여다 보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레고 조각들을 어떻게 활용했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그곳에 길게 머무르지 않았다. 아쉽게도 수박 겉핣기 식으로 둘러보고 나와야만했다.
2박 3일간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레고랜드 캠핑장은 대성공이었다. 여행하며 캠핑하며 어른들 스케쥴에 뭣도 모르고 따라온 아이들에게 보상을 해 준 느낌이라 내 기분이 편했다. 정작 아이들은 어디를 가든 까불거리며 잘 놀았지만 내 마음이 편치 못한 부분이 있었나보다. 다음에 올 때는 저 레고 호텔에서 자는 호사를 누려볼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을 가지며 짐을 바리바리 싸고 짐으로 꽉 찬 우리 차에 몸을 구겨넣어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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