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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캠핑 No.1 룩. 룩. 룩셈부르크

드로잉미 2020. 3. 12.

 

 

"유럽 안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

 

  우리의 첫번째  유럽 캠핑장은 룩셈부르크였다. 나라는 룩셈부르크였지만 위치는 룩셈부르크가 아닌, 중심도시 룩셈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룩셈부르크 캠핑장 camping auf kengert은 별 다섯개"

 

  룩셈부르크 관광 전에 바로 캠핑장으로 가서 텐트를 쳐야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캠핑장에서 캠핑장을 둘러보고 느낀 점, '아 룩셈부르크 잘사는 나라구만'이었다. 역시나 구글로 찾아보니 국민 소득이 높은 나라 중 하나라고 나왔다.  
  우리가 있었던 캠핑장의 이름은 camping auf kengert. 표지판들이 독일어가 많아서 대부분 읽는 것은 포기. 

 

캠핑장 메인 건물, 매점과 지하에 아이들용 실내놀이터가 위치해 있었다. 
메인건물 앞 수영장

 

  텐트 자리를 확인하고 신랑이 텐트를 치는 동안 캠핑장을 둘러보러 다녔었다.
메인 건물에는 사무실과 매점, 그리고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었고 지하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가 있었다.  건물 밖에는 수영장이 있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수영을 하고 싶다 하여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수영장을 들어 갔으나 5분이 채 안되어 입술이 파래져서 나왔다. 7월 30일이여서 날은 더웠지만 유럽의 여름이 그렇듯 약간의 그늘에도 서늘한 기운이 돌았다. 이런 날씨에 얼음처럼 차가운 수영장 물에 들어갔으니 오죽했으랴. 돌아보니 다른 아이들도 입술이 파란채로 덜덜 떨면서 놀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얼른 수건으로 둘둘 싸서 옷을 갈아입혔으나 유럽 엄마들은 본인들은 햇볕이 비치는 곳에서 나른하게 누워 덜덜 떨며 노는 아이들을 세상 평화롭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감기 걸릴까, 배 고플까 이 전전긍긍하는 마음을 버려야 하는데.. 내 생각에는 이건 한국 엄마들의 유전자 안에
박혀 있는 듯 하다. 버릴 수 있는 것의 문제가 아닌듯. 

 

초록초록 캠핑장. 텐트들  중간에 저 멀리 아이들 놀이터가 작게 있어 인기였다.

 

  한 달 간의 유럽 캠핑 중에 어디가 가장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룩셈부르크의 auf kengert 이곳이다. 샤워시설과 개수대 시설이 있는 곳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많은 캠핑장들이 설거지 하는 곳이 어두운 편인 곳이 많았는데 여기는 천장에 창이 나 있어 너무나 밝아서설거지 하러 가는게 싫지 않을 정도 였다. 그리고 샤워시설도 깨끗하고 여유있었다.

  유럽 캠핑장의 샤워실은 100프로 화장실 처럼 칸막이가 있어 개별적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샤워를 하는 형태였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캠핑장을 가보고는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어 놀랐었고 불편했었다. 우리나라 캠핑장에도 개별칸막이 샤워시설을 들여놨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별 칸막이 샤워실과 설거지도 즐겁게 하게 해준 개수대 시설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는 유럽 캠핑 요리"

  빵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나의 캠핑 장 목록 1위는 압력솥이었다. 영국에서 미니 밥솥같은 것을 구할 수 없어서 무겁디 무거운 압력솥을 짐에 넣고 다녔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든든하게 밥을 해먹일 수 있어서 나는 좋았다.


  유럽의 마트에는 손질 된 야채들을 다양하게 판다. 샐러드를 먹는 식문화 때문인듯 했다. 올리브, 씻어나온 야채 몇가지, 계란 후라이, 소세지, 그리고 흰 쌀밥이 있으면 그걸로 훌륭한 한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룩셈부르크 하면 생각나는 햄버거"

  짐을 정리하고 룩셈부르크로 나가보았다. 캠핑장과 룩셈부르쿠 도시와는 조금 떨어져 있어 차를 가지고 다녀왔다.  국립군사 박물관, 아돌프 다리, 전망대를 돌고 시내 여기 저기를 둘러보았다.

 

캠핑장에서 중심 룩셈부르크 까지의 거리

(군사 박물관을 갔었는지는 사진첩을 다시 들여다 보면서 기억이 났다. 심지어 내 폰에는 군사박물관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그러나 내 기억에 남은 것은 전망대 아래에서 먹었던 맛있었던 수제 햄버거! 고기가 좋아서 일까, 치즈가 좋아서 일까?
유럽 수제 햄버거는 왠만한 곳에서 실패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룩셈부르크 시내 구경 = 맛있는 햄버거,
 이게 내 기억이다. 

 

룩셈부르크에서의 햄버거. 캬~

 

 "생각지도 않은 멋진 성, Larochette Castle"

 

  별 다섯개의 룩셈부르크 캠핑장에서는 아쉽게도 1박만 하였다. 둘째날 아침 짐을 챙겨서 다음 목적지로 나섰다. 캠핑장으로 나서는 길에 보니 차들이 서있고 꽤나 오래된 듯한 무너진 성벽들이 남아있는 성을 보았다. 내려서 볼까 했었던 그곳은 바로 Larochette Castle이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사람도 많이 않은 한적한 옛 고성을 아이들과 둘러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유명하고 대단하다는 관광지 보다는 이런 곳이 내 마음에 들었다.

 

Larochette Castle

 

 여행을 왜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를 알기 위해서 해야 한다고 답하고 싶다.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어도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아직도 다 알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이라는게 한 평생 도대체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내다가 결국 그 반도 알지 못하고 죽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의 취향에 대해 명확하게 알아가게 된다. 어쩌다가는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내가 좋아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또 좋았던 그 순간을 다시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며 살게 만드는 것.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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