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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들 칭찬하기│달리는 말에게 당근보다 채찍질을 하게 되는 이유

드로잉미 2024. 8. 21.
저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엄마는 맨날 안한거 가지고만 혼을 내세요!!?

 

중학교 2학년 큰 아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남들은 그거 열배 백배해. 그게 열심히 한거라는게 말이 되냐? 그래서 경쟁에서 살아남겠냐고?'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일단 입을 다물게 된다. 

 

달리는 말에게 당근을 주면 멈추게 된다. 

 

사춘기_중학생_아들_칭찬

 

달리는 말에게 당근을 주면 그걸 먹으려고 멈춰야 한다. 

그런 걱정 때문인지 큰 아이에게 도무지 칭찬이 잘 나오지 않는다. 

좀 더 했으면 좋겠고 좀 더 애써봤으면 좋겠는데 늘 딱 적당한 선에서 그까지 한 본인을 스스로 뿌듯해하며 하던 일을 덮어버리는데 칭찬을 어떻게 하란 말인지 모르겠다. 

 

남자 아이라 그런건지 자뻑이 심한거 같기도 하다. 

뭐 콩알만큼 잘 한 것도 나라를 구한 일을 한 것 같은 그 뿌듯함과 자부심을 보고 있노라면 나오던 칭찬도 쑥~ 들어가게 된다. 

내가 칭찬 하기도 전에 스스로 자화자찬이 도가 넘치는 경우가 많다. 

"엄마 제가 이정도예요!"

"......"

 

가끔 쓰다듬어 주는 걸로

큰 아이의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는 부분의 지적을 하자면 끝이 없다. 

그 끝이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정말 심신이 지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한 편으로 다 큰 어른인 나도 누군가의 칭찬에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지고 더 잘해보고 싶은 의욕이 든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는 아차 싶어진다. 

 

그래도 당근을 줄 순 없다. 

당근을 준다면 아들이란 말은 당근을 받는 즉시 바닥에 드러누워 세월아 네월아 당근을 갉아먹으며 

"엄마가 준 거잖아요."

를 외치면서 한없이 쉴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쓰다듬어 주는거 딱 그 정도로만 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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